외국으로부터의 촉탁

제3절 외국으로부터의 촉탁

1. 촉탁의 근거

앞에서는 우리나라 법원이 외국에서 할 송달과 증거조사를 외국의 당국이나 관할법원 기타 공공기관

또는 그 외국에 주재하는 대한민국의 대사·공사 또는 영사에게 촉탁하는 절차를 다루었으나 여기서는 반대로 외국법원 등이 우리나라 법원에 대하여

같은 사항을 촉탁하여 온 경우에 이를 처리하는 절차를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나라는 사법공조에 관한 다자조약으로서 헤이그송달협약에 가입한 바 있고, 양자조약으로서

한·호 조약, 한·중 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조약 당사국간의 관계는 쌍무적인 것이므로 우리나라가 위 조약들에 기하여 사법공조를 요청할

국제법상의 권리를 갖는 것과 같이 상대국이

위 조약들에 기하여 사법공조를 요청하여 오는 경우 우리나라는 이에 응하여야 할 국제법상의

의무를 지고 있다.

한편, 조약상의 의무가 없는 경우에도 가능한 한 호의적으로 외국법원으로부터의 촉탁에 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국의 촉탁에 대한 현재 우리의 태도가 향후 우리의 촉탁에 대한 외국의 태도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임은 상호주의의 원칙상

자명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호의적인 협조는 어디까지나 국제민사사법공조법이 정하는 절차와 방법에 따라

제공되어야 한다. 위 법은 외국의 법원이 우리나라 관할법원에 송달이나 증거조사를 촉탁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민사공조법 11조, 12조).

따라서 위 법이 정한 이외의 주체가 요청하는 사법공조나, 위 법이 정한 경로와 방법에 의하지 아니한 사법공조는 원칙상 제공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예컨대, 외국법원에 계속중인 소송의 대리인이 직접 우리나라 법원에 증거조사를 촉탁할 수는 없다고 하겠다(다만, 소송대리인에 의한

송달의 촉탁은 헤이그송달협약에 의하여 허용될 여지가 있다).

미국의 경우 소송진행의 권한과 책임이 1차적으로 소송당사자에게 있다는 전제에서 외국송달과

해외증거조사도 사적인 작용이라고 보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자국의 국내법이 규정하는 절차에 따라서 외국에서도 송달과 증거조사를 실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 관할법원에 촉탁하지 아니하고 임의로 내국인에게 미국 법원의 소송서류를 교부하여 송달하거나, 미국의 소송대리인이 국내에서 기일전

증거조사로서 증인신문(deposition)을 하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프랑스·영국·캐나다 등 여러 나라는 미국법상의 기일전 증거조사를 자국

내에서 금지시키고 위반시에는 형사적 제재 등을 가하는 소위 봉쇄입법 내지는 저지입법(blocking statute)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처벌법규를 따로 두고 있지는 않지만 국제민사사법공조법의 규정 또는 헤이그송달협약 가입시 선언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 미국법의 우리 영토

내 적용은 허용되지 않

는다고 할 것이다.

2. 공조의 요건

가. 국제민사사법공조법상의 요건

외국으로부터의 촉탁에 대한 사법공조는 그 촉탁이 다음 각호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이를

할 수 있다(민사공조법 12조).

(1) 촉탁법원이 속하는 국가와 사법공조조약이 체결되어 있거나 상호주의의 보증이 있을 것

이는 호혜주의(互惠主義)의 원칙을 선언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촉탁국이 우리나라와

사법공조조약관계에 있지 아니한 경우 그 촉탁국이 상호협조의 보증을 하는 때에만 촉탁의 실시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것이 또한 국제관례이기도 하다.

이 보증은 당해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 즉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촉탁국의 대사 또는 공사가 우리

외교통상부에 제출하는 상호보증의 내용을 담은 구상서(verbal note)에 의하고 있다. 법원은 국가를 대표하는 기관이 아니므로 촉탁법원이

촉탁서에서 상호보증의 취지를 기재하였다 하더라도 이로써 호혜주의의 천명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대한민국의 안녕질서와 미풍양속을 해할 우려가 없을 것

이는 촉탁이 대한민국의 주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거나 촉탁에 의하여 실시하려는 증거조사의 내용이

우리나라의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경우 등을 협조대상에서 제외하는 취지라고 할 것이다. 증거조사촉탁시 밝힌 입증취지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도 있을 것이다.

(3) 촉탁이 외교상의 경로를 거칠 것

이는 특정국가와 사이에 사법공조조약이 없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만일 우리나라와 특정국가

사이에 적용될 사법공조조약이 있고 여기에서 다른 경로를 지정하고 있다면 당연히 거기에 따라야 할 것이다. 예컨

대, 헤이그송달협약, 한·호 조약 및 한·중 조약에서 정하고 있는 중앙당국 경로가 그것이다.

우리나라 법원을 수탁기관으로 한 촉탁서가 직접 우리나라 법원으로 왔다면 이는 촉탁이 외교상의

경로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 미국 남캐롤라이나주 연방지방법원에서 미합중국의 대사를 거치지 아니하고 직접 우리나라의 외무부로 송달촉탁서를

송부하여 와 촉탁이 위 요건을 갖추지 아니하였음을 이유로 협조를 거절한 예가 있다.

(4) 송달촉탁은 송달받을 자의 성명·국적·주소 또는 거소를 기재한 서면에 의할 것

(5) 증거조사촉탁은 소송사건의 당사자, 사건의 요지, 증거방법의 종류, 증인신문의 경우에는

신문받을 자의 성명·국적·주소 또는 거소와 신문사항을 기재한 서면에 의할 것

(4)호 및 (5)호는 외국법원이 촉탁을 함에 있어 반드시 일정한 사항을 기재한 촉탁서에 의할

것을 요구하는 규정이다. 종래 일부의 국가에서는 촉탁법원 등이 작성한 촉탁서에 의하지 아니하고, 송달할 서류에 촉탁국의 대사관에서 작성한

구상서만을 첨부하여 송부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는 촉탁기관이 불분명하고, 또한 수탁기관인 우리나라 법원에 대하여 아무런 의사표시가 없는

셈이므로 위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것이다.

종전에 외국법원이 같은 내용의 서류를 수인에게 송달하여 줄 것을 촉탁하면서 1개의 촉탁서와

송달할 서류 1부만을 작성하여 송부하여 온 예가 있었다. 당시 수탁기관인 우리나라 법원에서는 이를 수락하고 송달할 서류를 필요한 수만큼 사본하여

송달하여 주었다. 우리가 같은 사안에서 외국으로의 촉탁을 할 때 1인마다 별개의 촉탁서와 송달할 서류를 작성하도록 하는 방식과는 다르므로 앞으로

외국에의 홍보를 통하여 우리의 방식에 따르도록 시정시켜야 할 것이나 그것이 국제민사사법공조법상의 공조의 요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호혜적 고려하에서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편, (5)호와 관련하여, 독일연방공화국에서 온 증인신문촉탁서에 첨부된 신문사항을 예로

들면, 이혼사건의 경우에는 한국에 있는 당사자에게 별거상황, 혼인계속의사 여부 등을 물어줄 것을 요청하여 왔고, 민사사건의 경우에는 소송경위를

설명하고 그 중 어느 부분과 관련하여 특정사실을 물어달라는 식으로 신문사항을 기재하여 왔다. 그리고 이러한 신문사항의 첨부는 미국과 같이 신문의

방식이 우리나라와 디른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6) 국어로 작성된 번역문이 첨부되어 있을 것

(7) 촉탁법원이 속하는 국가가 수탁사항의 실시에 필요한 비용의 부담을 보증할 것

나. 실시거부의 재량

위와 같은 요건은 우리나라 법원이 외국법원을 위하여 법률상의 협조를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러한 요건이 구비되었다고 하여 반드시 공조를 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 당해 국가와 우리나라 사이에

사법공조조약이 있지 않는 한, 위의 모든 요건을 갖춘 촉탁이 있더라도 정책적 이유 등의 다른 중요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협조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이다.

3. 촉탁서의 접수

가. 국제민사사법공조법에 의한 절차

(1) 촉탁이 적법한 경우

외국법원으로부터 외교상의 경로를 통하여 우리나라의 외교통상부에 제출된 사법공조촉탁서는

법원행정처장이 이를 접수하여 관할법원에 송부한다[전산양식

A2609

].

위 촉탁서를 송부받은 관할법원은 이를 공조사건으로 접수하여 민사

공조사건은 '러', 형사공조사건은 '토', 가사공조사건은 '츠'의 사건번호를 붙이고 기록을

조제하여 다른 사건과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사건배당을 한다.

(2) 촉탁이 부적법한 경우

외국으로부터의 촉탁이 국제민사사법공조법 12조가 정하는 공조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는, 먼저 이를

접수한 외교통상부에서 심사하여 요건이 구비되지 않은 경우에는 협조를 거부하고 반송할 것이다. 그러나 외교통상부에서 이를 간과하고 법원행정처로

송부해 온 경우에는 법원행정처장이 이를 다시 심사하여, 그 요건이 구비되지 않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외교통상부로 반송하여야 한다[전산양식

A261O

].

나. 헤이그송달협약에 의한 절차

(1) 촉탁이 적법한 경우

헤이그송달협약상의 중앙당국인 법원행정처는 외국으로부터의 촉탁서를 접수하여 이를 관할법원에

송부한다. 외국으로부터 오는 촉탁서 및 그 첨부서류는 각 2부씩인데, 1부는 관할법원에 송부하고 나머지 1부는 법원행정처에서 보관하였다가 나중에

관할법원에서 보내온 회신을 외국으로 송부할 때 덧붙여 송부한다.

그 외의 절차는 국제민사사법공조법에 의한 절차에 준하여 생각하면 된다.

(2) 촉탁이 부적법한 경우

촉탁서가 협약 규정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 예컨대 정해진 촉탁서 양식을 사용하지 않았다거나

촉탁서 및 첨부문서를 2부씩 송부하지 않은 경우, 혹은 첨부문서에 대한 번역문을 누락한 경우, 혹은 피고가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촉탁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등에는 법원행정처는 이의사유를 명시하여 신청인에게 촉탁서를 반송하거나 혹은 수정·보완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

다. 한·호 조약에 의한 절차

(1) 촉탁이 적법한 경우

역시 한·호 조약상의 중앙당국인 법원행정처는 호주 중앙당국인 호주 정부의 법무부로부터 촉탁서를

접수하여 이를 관할법원에 송부한다. 나머지 절차는 국제민사사법공조법에 의한 절차에 준하여 생각하면 된다.

(2) 촉탁이 부적법한 경우

촉탁이 조약의 규정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 법원행정처는 이의사유를 명시하여 호주 중앙당국에

촉탁서를 반송하거나 혹은 수정·보완조치를 요청할 수 있다. 호주측으로부터 제공받은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불충분한 경우에는 호주 중앙당국에 정확한

정보 또는 추가정보를 요청할 수도 있다. 호주측에서 제공한 수정·보완정보로 인해 촉탁이 조약의 규정에 부합하게 된 경우 법원행정처는 촉탁서가

집행되도록 관할법원에 송부한다.

라. 한·중 조약에 의한 절차

(1) 촉탁이 적법한 경우

한·중 조약상의 중앙당국인 법원행정처는 중국 중앙당국인 사법부(司法府)로부터 촉탁서를 접수하여

이를 관할법원에 송부한다. 나머지 절차는 국제민사사법공조법에 의한 절차에 준하여 생각하면 된다.

(2) 촉탁이 부적법한 경우

촉탁이 조약의 규정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조치, 중국측이 제공한 정보가 부정확하거나

불충분한 경우의 조치 등은 한·호 조약에 있어서와 같다.

마. 각종 송달촉탁접수방식에 있어서 접수 경로도

관할법원방식 송달 : 외국법원 -> 주한 외국대사관 -> 외교통상부 ->

법원행정처장 -> 제1심 관할법원장 -> 수송달자

중앙당국방식 송달 : 촉탁국의 법상 권한 있는 당국 또는 사법공무원 ->

법원행정처(중앙당국) -> 제1심 관할법원장 -> 수송달자

4. 관할법원

외국으로부터의 촉탁은, 송달촉탁의 경우에는 송달을 할 장소, 증거조사촉탁의 경우에는 증인의

주소 또는 증거물 기타 검증·감정목적물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제1심 법원이 관할한다(민사공조법 11조). 이와 같이 촉탁사항은 제1심 법원에서

처리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 지방법원 또는 지방법원 지원에서 이를 담당하게 될 것이다.

사법공조촉탁서를 송부받은 법원은 수탁사항이 그 관할에 속하지 아니할 경우 결정으로 관할법원에

이송하고 그 사실을 법원행정처장에게

통지하여야 한다(민사공조법 14조). 이 경우 이송사실의 통지는 [전산양식

A2611

]에 의한다.

5. 촉탁사항의 실시

가. 실시의 주체

촉탁사항의 실시는 송달의 경우에는 법원사무관 등이, 증거조사의 경우에는 수탁판사가 담당한다.

간흑 공조사건을 합의부에 배당한 다음 수명법관으로 하여금 증거조사를 하게 하는 예가 있으나, 이는 잘못된 처리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나. 실시의 대상과 범위에 관한 문제

(1) 기일이 도과한 기일통지서의 송달여부

수탁기관에 접수될 당시 이미 지정된 재판기일이 도과한 것이 명백한 기일통지서를 당사자에게

송달할 것인가, 아니면 송달을 거부하고 촉탁기관으로 반송할 것인가? 이와 같이 이미 재판기일이 도과한 기일통지서나 증인출석요구서 등의 서류를

기일도과서류(stale document)라고 한다. 이러한 기일도과서류를 송달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헤이그송달협약 당사국 사이에 많은 논의가

있었으나 위 협약 당사국들의 의견은 이를 송달하는 쪽으로 모아져 그 실무도 이에 따르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 경우 당해 재판기일에 출석하도록

한다는 송달 본래의 목적은 달성할 수 없음이 명백하나 일단 소송계속사실과 본인의 관련내용을 알게 되어 방어준비를 하도록 한다는 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우리도 기일도과서류를 송달해 주는 쪽으로 실무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혈액표본의 채취·송부

독일연방공화국 법원이 서울에 거주하는 동 법원 친생자관계소송 당사자의 혈액표본을 채취하여

송부하여 달라는 촉탁을 해온 일이 있었다. 당시 수탁기관인 서울가정법원은 대상자에 대한 소환을 실시하였으나

송달이 불능되자 절차진행이 불가능하다는 회보를 함으로써 공조절차를 종결하였다. 만일 송달이

이루어져서 당사자가 소환에 응하였다면 어떠한가?

독일 민사소송법은 혈통확정의 필요가 있는 한 누구에게나 혈액형검사를 위한 혈액채취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검사를 거절한 때에는 직접강제도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검사목적으로 강제구인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가사소송법 29조는 친생자관계소송에 관하여 혈액형 등의 수검명령을 발할 수 있는 법원의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위 법

67조는 수검명령에 따른 의무를 불이행하는 경우에 대한 제재로서 결정으로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고, 그 제재를 받고도 다시

수검명령을 위반한 때에는 30일의 범위 내에서 그 의무이행이 있을 때까지 위반자를 감치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독일과 같은 직접강제나

구인제도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상호주의 등을 고려하여 가사소송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의 강제수단을 사용할 수는 있으리라고 보나

그 이상의 강제조치를 사용하기는 곤란할 것이다.

헤이그증거조사협약 10조도 촉탁서를 집행함에 있어서 수탁당국이 사용하는 강제력은 자국 당국이

발한 명령 또는 국내소송절차에서 당사자가 행한 신청을 집행함에 있어 국내법이 정하는 정도에 상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을 뿐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

(3) 서증에 대한 증거조사촉탁의 실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상과 범위를 포괄적으로 규정한 서류에 대한 증거조사는 각국이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으로부터 서증에 대한 증거조사촉탁이 있는 경우 마구잡이식 증거조사의 폐해를

예방한다는 측면에서 조사의 대상이 되는 문서가 정확히 특정되고, 문서의 소지자, 요증사실, 문서와 요증사실과의 관계 등이 밝혀진 이후에만

증거조사를 실시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 뉴

저지주 지방법원에서 온 서류에 대한 증거조사촉탁이 '......에 관련된 모든 서류'의 식으로

대상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법원행정처에서 반송한 예가 있다.

다. 실시의 방식

(1) 일반

사법공조에 있어서 촉탁사항의 실시는 피촉탁국의 법률에 의함이 원칙이므로, 외국법원의 촉탁에

의하여 송달이나 증거조사를 실시함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법률이 정하는 방식과 절차에 따라 이를 실시한다(민사공조법 15조 본문).

다만, 외국법원이 특정방식에 의한 실시를 요청하고, 그 방식이 우리나라의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 방식에 의한다(민사공조법 15조 단서). 헤이그송달협약, 한·호 조약, 한·중 조약도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 법률에 저촉되는지의 여부는 단순히 우리나라 법과 다르다는 것만 가지고 평면적으로 볼 것이 아니고 절차에 관계된 사람들의 이해관계 등

제반사항을 고려하여 보다 실질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즉, 사법공조의 실시 후 회신된 결과가 촉탁국의 법정에서 증거능력 등의 제한을 받지

아니하고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가능한 한 촉탁국이 특별히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그 요청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법에 있는 절차를 생략하거나 우리나라 법에 없는 절차에 의하여 촉탁사항을 실시하여 달라는 요청도 사안에 따라서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송달의 방법을 교부송달의 방법으로만 한정한다든가, 증인신문의 실시와 관련하여 그 일시·장소 등을 특정인에게 통지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 등이다. 또한 독일연방공화국의 법원이 증인신문을 촉탁하면서 선서를 시키지 아니하고 신문을 실시하여 달라거나, 가사사건에 관한

딩사자본인신문의 경우에 독일 민사소송법이 정하는 당사자본인의 묵비권에 관한 내용을

주지시켜 달라는 요청 등도 수락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우체국의 사서함을 송달장소로서 표시한 촉탁은 우리나라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송달방법이므로 실시할 수 없다.

한편, 외국으로부터의 촉탁에 따라 증거조사를 실시함에 있어 증인이 송달을 받고도 불출석하는

경우에 증인을 구인하거나 감치에 처할 것인가, 그리고 증언거부의 경우에 과태료 등 제재수단을 활용할 것인가 등은 현실적인 문제들이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나라가 외국법원의 촉탁에 따른 증거조사를 실시하면서 강제력을 행사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다른 나라의 관행도 조약관계가 없는

나라의 사법공조촉탁을 실시함에 있어서는 가급적 강제력의 행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강제력 행사의 문제는 증거조사를 촉탁한 상대국의

국내법 등을 토대로 상대국의 입장을 파악하여 상호주의의 관점에서 사안별로 적절히 처리해 감으로써 관례를 쌓아갈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물론

한·호 조약과 한·중 조약에 따른 촉탁서를 집행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강제력을 행사하여야 할 조약상의 의무가 있다.

(2) 헤이그송달협약 관련

관할법원은 촉탁서 중 '문서의 요지' 부분 및 그 첨부문서를 수송달자에게 송달한다. 송달의

방식으로는 ① 우리나라 국내법이 정하는 방식(양식의 a방식), ② 신청인이 요청한 특정의 방식(양식의 b방식), ③ 신청인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서 임의로 수령하는 수신인에 대한 교부의 방식(양식의 c방식)이 있다. ②와 ③의 방식은 우리나라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

송달방식 중 어떠한 방식에 의할 것인지는 촉탁서의 기재에 따르되, 촉탁서에 아무런 표시가 없을

때에는 ①의 방식이 원칙이므로 ①의 방식에 의한다. 다만, ① 또는 ②의 방식에 있어서는 한국어 번역문의 첨부가 필수적이므로 한국어 번역문이

첨부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반송하거나 ③의 방식으로 송달을 실시한다.

②의 방식을 신청하면서 수송달자 본인에게 직접 전달하여 달라는 요청을 부기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집행관 송달을 하게 하고 집행관에게 그와 같은 취지를 전달하여 수송달자 본인에게 직접 송달되도록 하여야 한다.

③의 방식에 의한 송달의 요청이 있어, 또는 기타 사유로 인해 ③의 방식으로 송달을 하게 되는

경우 법원사무관은 등기우편의 방식으로 송달할 문서를 표시하여 수송달자에게 그 수령을 최고한다. 최고서는 [전산양식

A2635

]에 따른다. 수령의 최고를 받은 자는 스스로 또는 대리인을 통해 법원에 나와 문서를 수령할 수도

있고 문서의 송부를 신청할 수도 있다. 문서송부의 신청이 있을 때에는 민사소송법상의 우편에 의한 송달의 방법으로 문서를 송부한다. 최고를 발송한

날로부터 3주 이내에 수송달자가 법원에 나오지도 않고 문서송부의 신청도 하지 않은 경우, 또는 수송달자가 송부를 신청한 주소로 송달하였으나

송달불능이 된 경우에는 수송달자가 수령을 거절한 것으로 취급할 수 있다.

라. 실시결과의 회신

(1) 회신의 주체 및 대상

(가) 송달에 관한 촉탁을 실시한 경우

송달사무의 취급자는 법원사무관 등이기는 하지만, 외국법원에 대한 회신은 국제간의 문제임을

고려하여 수탁법원의 장, 즉 지방법원장 또는 지방법원 지원장이 [전산양식

A2612

, A2613]을 활용하여 그 결과를 회신하도록 하였다(민사공조법 16조 1항).

한편, 헤이그송달협약에 따른 촉탁을 실시한 경우에는 동 협약이 정하는 양식을 사용하여

송달결과에 관한 증명서를 작성한다. 증명서는 한국어로 기재하면 족하다. 증명서 작성시 해당이 없는 부분은 선을 그어 삭제한다. 헤이그송달협약에

의한 송달결과증명서 작성례는 [전산양식

A2642

] 내지 [전산양식

A2651

]과 같다.

헤이그송달협약에 따라 송달을 실시한 관할법원의 장은 중앙당국인 법원행정처에 송달결과증명서 등의

송부를 의뢰한다. 의뢰시 첨부할 문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송달이 된 경우에는 ① 증명서, ② 우편송달통지서(또는 집행관의 송달증서), ③

임의교부의 방식에 의한 경우로서 대리인이 수령한 때에는 위임장, 법인등기부초본 및 인감증명서 등이며, 송달이 불능된 경우에는 ① 증명서, ②

우편송달통지서(또는 집행관의 송달불능증서, 여기에는 수송달자에게 보낼 문서 1부가 첨부된 상태이다) 등이다.

한·호 조약에 따른 촉탁을 실시한 경우에는 법원행정처는 송달 실시 후 증명서 원본을 우송하기

전에 팩스나 전자우편을 통해 그 사본을 호주 중앙당국에 송부하여야 한다.

(나) 증거조사에 관한 촉탁을 실시한 경우

이 경우에는 촉탁을 실시한 수탁판사가 [전산양식

A2614

, A2615]를 사용하여 증인신문조서 기타 증거조사의 결과를 기재한 조서, 또는 증거조사가 불능하게

된 사유를 기재한 서면을 외국법원에 송부한다(민사공조법 16조 1항).

(다) 기타

외국법원이 특정방식에 의한 회신을 요청하는 경우 그 방식이 우리나라의 법률에 저촉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 방식에 의한다(민사공조법 16조 1항 단서). 예를 들면, 소장부본을 2통 보내오면서 1통은 송달받을 자에게 교부하고 나머지 1통은

그의 서명을 받아 촉탁법원으로 반환해 줄 것을 요청한다든지, 일정한 양식의 송달보고서를 첨송하여 그 양식에 따라 회신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

등이다.

한편, 외국법원의 촉탁을 받아 송달 또는 증인신문 등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회신하여 주는

경우, 그 증명서·증인신문조서 등을 해당 외국어로 번역하여 송부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국제간의 공조라는 측면을 강조하면 이를 번역하여

송부하는 것이 친절한 태도일 것이나 이는 피

촉탁국에 너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리하여 국제관례는 피촉탁국의 언어로 기재하면 족한

것으로 되어 있고, 헤이그송달협약도 회신결과를 피촉탁국의 언어로 기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특히 증인신문조서와 같이 번역의 잘못으로 인하여

소송의 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것은 증인신문 등을 촉탁한 외국법원에 그 번역을 맡기고, 구태여 우리 법원에서 이를 번역하여

송부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2) 회신의 경로

증명서를 송부하는 경로는 외국법원으로부터 촉탁서가 송부되어 온 경로의 반대경로이다. 따라서

증명서는 당해 법원의 장이 법원행정처장에 대하여 [전산양식

A2616

]에 따라 그 전달을 요청하고, 또한 법원행정처장은 다시 외교통상부장관에 대하여 [전산양식

A2617

]에 따라 그 증명서를 촉탁법원에 전달하여 줄 것을 요청한다(민사공조법 16조 2항).

물론 헤이그송달협약, 한·호 조약 또는 한·중 조약에 따라 촉탁을 실시한 경우에는 중앙당국인

법원행정처에서 바로 증명서를 송부한다.

마. 공조사건기록의 보존

수탁사항의 실시와 관련하여 작성된 공조사건기록 중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촉탁법원에 송부한 서류

이외의 부분은 회신서 부본과 함께 수탁법원이 보존하고, 그 보존기간은 법원사무관리규칙 27조, 공문서분류및보존기간에관한내규 5조 및 그 별책에

의하여 5년으로 한다.

바. 비용의 지출과 상환청구

송달의 촉탁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송달우편료 또는 집행관에 대한 수수료 등이, 증인신문의 촉탁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증인소환비용, 증인에 대한 여비 등이 각 소요되는데, 이와 같이 수탁법원이 수탁사항을 실시함에 있어 들인 비용은 원칙적으로

국고대납을 받아 지출한다. 다만, 위 국고대납절차는 다소 번거로움이 없지 아니하므로 집행관에게 지급할

수수료 기타의 비용은 외국기관으로부터 이를 추심한 후에 지급할 수 있도록 하였다(민사공조규칙

7조 1항 후단). 집행관은 공무원에 준하는 특수한 지위에 있으므로 원활한 절차진행을 위하여 이와 같이 정한 것이다.

촉탁실시를 위하여 비용을 지출한 때에는 수탁법원의 장은 촉탁결과를 회신할 때에 송부요청서에 그

금액을 기재함과 아울러 당해 법원의 채권관리관이 작성한 비용명세서 및 납입고지서 또는 집행관이 작성한 청구서를 동봉하여야 한다. 납입고지서는

채권관리관이 국가채권관리법 13조에 의해 작성하는 것을 말한다.

법원행정처장은 외교통상부장관에게 위의 비용명세서 및 납입고지서 또는 청구서를 송부하고 그

비용이 수탁법원으로 납입되도록 조치하여 줄 것을 송부의뢰서에 기재하게 된다.

외국기관으로부터 상환되는 비용은 외교통상부장관과 법원행정처장을 거쳐서 당해 법원으로 전달될

것이다.

한편, 헤이그송달협약에 따라 촉탁을 실시한 경우 원칙적으로 송달에 들인 비용에 대해서는 지불

또는 상환을 구하지 못하지만 신청인이 집행관송달을 요청하여 이 방식으로 송달을 한 때에는 그에 소요된 비용에 대해 상환청구를 할 수 있다. 물론

신청인의 요청이 없는 때에도 집행관송달을 하고 그 비용에 대한 상환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신청인이 특정송달방식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에는 가능하면

통상의 송달방식인 우편에 의한 송달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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